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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

도종환 시인의 '담쟁이'

오마이뉴스를 통하여 전KBS 사장 정연주씨가 현MBC 사장 엄기영씨에게 보낸 글에 포함된 시네요.

요즘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바른 정신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보기에 너무 좋은 것 같아요.

정연주씨외 엄기영씨에 대한 자세한 평가는 유보하겠지만, 분명한것은 힘있는자들의 이익과 국민을 메트릭스에 가둬놓기 위한 수작의 일환으로 부당하게 희생당했고, 당하고 있다는 것이죠.


담쟁이

저것은 벽
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
그 때
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

물 한 방울 없고,
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
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
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

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
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
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

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
담쟁이 잎 하나는
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
결국 그 벽을 넘는다